시온 생일 기념 2025
with MITSURU & HOUND ROAR
출처 : https://x.com/digrock_ml/status/1875460235617566893
1
「시온, 슬슬 옷 갈아입으렴. 토우야상 오실 거잖니」
어머니가 조심스러운 목소리와 함께 노크소리가 문 밖에서 들려와, 시온은「알고 있어」라며 목소리를 냈다. 옷은, 벌써 갈아입은 지 오래다.
(초등학생도 아니고)
겁내면서 본가에 왔다. 당일엔 서로 사양하는 듯한 분위기였지만, 3일이나 지나고 나니 남이 이것저것 시중 들어주는 고마움 보다, 지나친 관심 때문에 성가시게 느껴지는 일이 조금 더 늘어나게 됐다.
「슬슬 토우야상 오실 거니까 전화 끊는다」
그렇게 말하자, 수화구에서 바로 쇼마의 웃음소리가 튀어나왔다.
「그 녀석, 진짜 안경네 집 가는 거냐고』
「농담하실 리가 없잖아, 토우야상이」
새해 정도에는 본가에 가려고 생각해, 라 결심하고 말했더니「인사드리러 갈까?」라며 진지한 제안을 받았다.
(거절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걱정이 아플 정도로 전해져 온다.
(아니 근데, 왜 그 사람, 그렇게 좋은 사람인 거야)
가끔씩, 다가가기 힘들 정도로 신경질적이고 까다로우면서.
슬쩍 보여주는 상냥함과의 낙차가 너무 커서, 매번 일일이 놀라게 된다.
(근데, 아마)
그 상냥한 표정이, 그 본래의 얼굴에 가까운 거 아닐까 생각한다.
(음악만 없었더라면)
무척이나 고집스러운 구석이 튀어나오는 일도 없었을 거고, 남동생・미츠루와의 관계가 틀어지는 일도 없었겠지.
「근데 뭐, 잘 된 거 아니야?」
「? 뭐가」
「아-...... 뭐, 뭐라 하지? 너, 생각한 것보단 상태 좋은 거 같은데?」
2
조금, 찝찝하다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너도냐)
걱정해서 연락한 거냐고, 양키주제에.
(왜 그렇게 사람이 좋냐고)
반응하기 힘들어, 그것도 아니면, 내가 모를 뿐인 거지, 세상의 양키들은 대부분 이런 생태를 가지고 있는 걸까. 모르겠다. 애초에,
(음악만 없었더라면)
틈만 나면 티격태격하고, 그런가 싶으면 새해 첫날에 같이 첫 참배를 하러 가고, 어차피 내일 연습할 때 만날 건데 「본가 왔는데 생각보다 심심해서 말이야」라며 볼일도 없는데 전화를 걸어오는.
그런 관계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절대로.
「그것보다, 히비키는? 어쨌어」
「몰라. 본가 안 내려간다고 했으니까, 집에 있는 거 아니야?」
--혼자서.
서로, 같은 타이밍에 같은 말을 집어삼킨 느낌이 들었다.
「그치만 그 녀석, 연락이 없어서」
「네가 하면 되잖아」
「그렇긴 한데, 그래도』
안 어울리게 망설이고 그러지 말라고.
나올 뻔한 말을, 다시 한번, 직전에 삼켜버렸다.
(뭐, 알 것 같긴 해)
히비키는, 조금 무섭다.
시원시원한 말투로 속으로는 엄청 화낸다거나, 웃고 있는데 어딘가 차가워 보이는 눈을 하고 있거나 한다.
사이는 나쁘지 않을, 거다. 하지만, 그 녀석에게 있어서 정답이 뭔지 모르겠다. 어디까지가 OK고, 어디까지가 NG인지.
(지뢰 밟으면 밴드 그만둔다고 할지도 모르고)
3
쇼마가 말을 계속하며「소고상도 말이야아」라며 투덜거렸다.
「연말연시 이후에, 한 번도 같이 마신 적 없어. 뭐 하고 계실까?』
연락해봐, 나도 아니고.
라곤 말 못 하고, 다시 한번 말을 삼켰다.
(근데 뭐, 그것도 알 거 같아)
최근, 무슨 일이 있을 적마다「그럼 난 여기서」라 말하며 이탈하는 소고의 뒷모습이 눈에 띈다.
평소의 쇼마라면, 캘린더의 날짜나 상대방의 사정 같은 걸 너무 깊게 생각한 탓에 겁을 내고 그러진 않겠지. 하지만,
(안 그만두겠지? 밴드)
히비키 보다 모르겠다. 좀 무서워.
발이 오그라진다. 음악 때문에.
(대체 뭐야? 음악이란 건)
그래봤자 두들기기면 소리가 나는 도구. 그래봤자 공기의 진동.
그 만듦새에 따라 매일 신경을 소모시키고, 가족 사이를 꼬이게 만들고, 쓸데없는 싸움을 하고, 하고 싶지도 않은 사양을 하고-- 일거수일투족을 구속당하고, 농락당하고 있다. 하지만,
「몰라」
「그치」
생판 남이랑 이렇게 강하게 공감하고, 느낌으로만 통할 수 있다니.
(음악이 없었더라면)
평생이 걸려도 할 수 있을 거 같은 느낌이 들지 않는다.
「그럼 끊는다. 토우야한테, 내일 연습 빼먹지 말라고 말해놔」
「그러실 리가 없잖아, 토우야상이」
「그리고 말이야, 그, 너 말이야......」
쇼마가 머뭇거리고 있을 때, 복도에서 인터폰 소리가 들려왔다.
4
「이런, 토우야상 오셨다. 그럼」
「! 잠깐! 기다려 바보야 끊지 마!」
「하아?」
「아직 할 말 남았거든!』
「뭐야, 빨리 말해 바보야」
「그러니까!! 그, 생일!!!!.... 축하한다, 그럼」
전반은 고막을 찢는 듯한 큰 목소리로, 후반은 모기가 우는 듯한 목소리가 울리고 나서, 바로, 전화가 끊긴다.
무심코, 머리를 감싸고 주저앉아버렸다.
「뭐라는 거야, 저 바보......」
이런, 새해 연휴가 한창일 때.
누구랑 만날 예정도 없고, 얼굴 마주할 사람이 있다면 가족뿐. 뒹굴뒹굴 흘러가기만 하는 날에
「축하한다」라니.
말해주는 사람, 지금까지 없었다. 단 한 명도.
(음악만, 없었더라면)
갑자기, 손에 쥔 스마트폰으로부터 알람음이 들려왔다.
화면을 보니 「새해 복 많이 받아」 스탬프. 사이를 두지 않고 「생일축하해」라는 무덤덤한 스탬프가 튀어나왔다.
「히비키, 이 녀석 진짜......」
왜, 지금.
결정타로, 복도에서 「토우야상 오셨다」 라며 어머니가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와서, 갑자기, 눈치챘다.
(가능하면 연휴 4일 날에 오고 싶다고 하신 거, 설마, 그런......)
별로 감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맞춘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오늘의 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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